본문 바로가기

호남 골목길여행

골목길여행 순천 '꽃길'

역사산책자 석호필
2017 8 11()

 

순천 꽃길

순천


순천시 매곡동 탐매마을 김준석 교수댁 앞마당 매화!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꽃피는 동네 제일 먼저 꽃피는 매화다. 매화계곡, 매곡동(梅谷洞)을 옛 순천 사람들은 저우실, 겨울계곡(冬谷)이라 했다. 우리 민족은 북쪽을 일컬어서 겨울이라 했고 매화로 표현했다. 겨울과 매화가 서로 어울려서 매곡동이 되었다. 봄바람 불어 제일 먼저 붉은 매화 피우고 눈을 녹이는 고을 순천에서 호남사림이 제일 먼저 태동한다. 마침내 기호학파로 발전하고 당인을 형성하니 그들이 바로 서인(西人)이다.

조선 말기 자주적 근대화 노력은 일제의 총칼 앞에 무릎 꿇는다. 일제는 식민지 근대화를 강요한다. 조상학 선비가 순천에 복음을 전한다. 1906년 순천읍교회(현 순천중앙교회)를 개척한다. 전통과 근대의 경계에서 과감하게 근대로 발을 들인다. 신앙으로 일제에 항거한다. 1913년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들이 순천 매곡동 선교사마을에 들어온다. 순천 사람들은 선교사들이 전한 근대 문물과 제도를 받아들인다.
해방을 맞는다. 여순사건으로 무고한 시민이 피를 흘린다. 신앙으로 모든 죽임에 항거한다. 순천에 사랑의 원자탄이 터진다. 붉은 매화 보다 더 기이하고 고운 순천 꽃길을 걷는다.


순천읍성 꽃길산책


탐매마을


1 24절기 중에서 소한부터 곡우까지 8절기 120일 동안 5일에 한 번씩 24번 바람이 분다. 봄바람 불 때마다 한 개씩 모두 24개 서로 다른 꽃이 차례로 핀다. 첫 번째 봄바람에 피는 꽃이 매화다. 제일 먼저 피는 꽃이 제일 먼저 피는 동네 탐매마을이다. 눈 속에서 꽃을 피워 은은한 향기 소한 찬바람에 실어 보내는 탐매마을이다.

탐매마을은 일 년 내내 매화로 가득하다. 집집마다, 골목마다 매화(梅花)가 핀다. 삼산중학교 오른쪽 끝 삼거리 탐매마을 벽화골목길 담벼락은 매화(梅畫)로 가득하다.

 

탐매마을 골목길

제일 먼저 매화 피는 언덕 위 김준선 교수댁을 지나면 매년 탐매축제를 개최하는 탐매문화센터다. 공공미술작품 효자손과 효자정려비각이 탐매문화센터 앞 삼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화평부원군 김심의 20세손 김중석은 누워계신 아버지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손가락을 깨물었다. 김중석의 두 아들도 효성이 지극했다. 한 집안에 효자가 셋이나 된다하여 일문삼효(一門三孝), 진짜 효자 비각이라 해서 진효자비각(眞孝子碑閣)이라 불렀다.


선교사마을


1892 11월 한양에 도착한 7인의 선발대를 필두로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들은 호남을 중심으로 션교를 시작한다. 1894년 전주, 1898년 목포와 군산, 1904년 광주에 이어서 1913년 순천선교부, 선교사마을을 조성한다.

매산학교로 올라가는 팽나무 계단에 작은 공원, 메모리얼 파크가 있다.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와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의 호남선교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검정고무신에 랜드로바를 타고 200여개 교회를 개척한 휴 린톤 선교사의 랜드로바가 탐매마을과 선교사마을 그 경계에 멈춰있다.

 

Linton 가문 4대

한남대학교를 설립한 윌리엄 린톤 선교사는 1912년 조선에 들어와서 1926년 선교지 군산에서 휴 린톤을 낳았다. 휴 린톤 선교사 부인 로이스 린톤은 순천기독진료소를 설립하고 결핵퇴치사업을 시작한다. 지금도 1층에서는 진료를 하고 있다. 2층과 3층에는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타자기·냉장고·책상·침대 등과 함께 선교역사를 전시하는 한국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으로 꾸몄다.

순천을 찾아 평생을 헌신한 린톤가 4대와 크레인가 2대에 걸친 미국 남장로교회 한국선교 이야기와 순천선교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사박물관이다. 순천 주민 34.4%가 기독교인이다.

매산학교 교육선교사 존 크레인 목사 부인 플로렌스 크레인은 순천에 핀 들꽃을 그리고 그 꽃에 얽힌 전설을 채록했다. 1931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플로렌스가 그린 우리 꽃과 전설은 공마당길 벽화가 되어 오늘 우리에게 손짓한다.


옥천서원과 순천향교


순천에 이배 온 매계 조위가 임청대라 부른다. 이듬 해 순천으로 이배 온 한훤당 김굉필과 교유한다. 순천부사 이정이 한훤당을 기려 서원을 세운다. 1564년 설립한 호남 최초 서원이다. 1568년 호남 최초로 사액 받으면서 액호 옥천(玉川)을 하사받았다.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임청대라 글씨를 썼다. 우암 송시열 선생을 원장으로 초빙하기도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순천향교는 1407년 순천부 동쪽에 처음 만들었다. 1718년 현재 위치로 옮겼다.

 

순천향교

행동골목길


순천읍성 서문터 네거리에서 행금목욕탕 뒤안길로 이어지는 골목길이다. 높이 솟은 목욕탕 굴뚝은 이정표 역할을 하던 때도 있었다. 1949년 동제를 실시하면서 행동과 금곡동을 합쳐 행금동이 되었다. 180미터 짧은 골목길이지만 행금길과 금곡길이 교차한다. 여수순천사건으로 상처 입은 가족사를 품고 있는 골목길이다.

 

행동골목길
진압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일가족 (ⓒ Carl Mydans)

팔마비


고려 때 승평부사(순천부사) 최석이 임기를 채우고 개성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순천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말 8필을 선물했다. 최석 부사는 개성으로 이삿짐을 나른 뒤 말 여덟 필을 돌려주었다. 순천 사람들이 받지 않자 재직 중 낳은 새끼 말까지 돌려보낸다. 이후로 말을 주는 폐습이 없어졌다. 순천 사람들은 최석 부사의 덕을 기려 팔마비를 세운다. 호남 최초 송덕비다.


화월당


1928년 문을 연 순천의 명물이다. 서울 나폴레옹제과,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목포 코롬방제과 등과 함께 대한민국 5대 빵집 중 하나다. 다른 네 곳 빵집과 달리 지금도 롤카스테라와 찹쌀떡만 만든다. 그러나 옛날과 달리 골목마다 다니면서 찹쌀떡을 외치지 않는다. 주문생산하고 주문판매한다.

 

순천 화월당 롤카스테라와 찹쌀떡

순천읍성 꽃길 산책로


순천역에서 55번 마을버스를 타고 삼풍그린파크 1차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린다. 마을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조금 걷겠다면 52번 버스를 타고 웃장 정류장에 내려서 삼풍그린파크 1차 아파트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버스정류장에서 왼쪽으로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삼풍그린파크 2차 아파트를 지나 삼산중학교 앞으로 이어진다. 삼산중학교 오른쪽 담장 끝 삼거리에서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간다. 매화벽화 가득한 탐매마을 벽화골목이다. 골목길 끝에서 시정홍보게시판을 끼고 오른쪽으로 꺾어서 매곡길을 걷는다. 5분도 채 되지 않아 골목길 사거리. 오른쪽 언덕 위 김관수 교수댁 홍매가 보이고 왼쪽 아래에는 탐매희망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앞 삼거리 왼쪽 모퉁이에 멋진 작품 <효자손>이 보이고 대각선 방향에는 관산김중석지려 비각이다. 꽃 피는 동네에는 효심도 가득하다.

효자손 삼거리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막다른 골목길이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왼쪽 편에 계단이 보인다. 계단 중간에 메모리얼파크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센터 인요한 소장 아버지 인휴 선교사가 타고 다니던 지프차를 전시하고 있는 계단 맨 위 길에 올라서면 맞은편 담장 안 매산중학교 매곡관. 이 길에서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자.

아래로 내려가면 순천병원 맞은편에 기독진료소가 있다. 진료소 2층과 3층에서는 선교사들이 생활하던 생활공간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전시관(한국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으로 꾸며서 보존하고 있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서 매산길을 따라 오른쪽 위로 올라가면 매산여고. 매산등 선교사마을이다. 매산여고가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매산길 네거리에서 직진하면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이다. 박물관을 나와서 매산길 네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간다. 벽에 꽃그림이 가득한 공마당길이다. 존 크레인 선교사의 부인 플로렌스 여사가 1920년대에 그린 우리 들꽃이다.

공마당길을 5분가량 걸으면 오른쪽 언덕 위에 순천 박씨의 시조 박영규 장군의 후손 박난봉 장군 묘가 있다. 뒷산은 장군의 이름대로 난봉산이라 부른다. 다시 공마당길을 걸어서 끄트머리 사거리 월드제화를 끼고 직진하면 옥천이다. 순천에는 하천이 두 개 흐른다. 동천과 옥천. 그래서 삼산이수의 고장이라 부른다. 옥천 오른쪽 옥천서원이다. 무오사화로 순천에 유배와서 생을 마감한 한훤당 김굉필을 배향하고 있다. 다시 월드제화 앞 네거리에서 오른쪽 옥천길로 70미터 들어가서 왼쪽 금옥길 골목길로 접어들자마자 다시 왼쪽 좁은 골목길로 걸어가면 순천향교 후문이다.

순천향교 후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와 홍살문을 지나면 호날길. 호남길 왼쪽으로 걸어가면 순천읍성 서문터 사거리다. 사거리 오른쪽 문화의 거리에서 도로를 건너 좁은 골목길로 들어간다. 금곡길에서 행금길로 이어지는 행동골목길이다. 행동골목길 기억의 집 미술관에 들렀다가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다시 문화의 거리다. 문화의 거리 왼쪽으로 걸어가면 큰 길 중앙사거리다. 중앙사거리에서 오른쪽을 보면 비각이 서 있다. 팔마비 비각이다.

팔마비 앞에서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가서 순광교회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다시 순천향교 앞 호남길에 이른다. 호남길에서 왼쪽으로 걸어서 도로를 건너 왼쪽 좁은 뒷골목(호남1길 골목길)으로 들어간다. 옥천길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순천읍성 남문터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도로를 건너면 중앙시장. 시장 왼쪽 도로가에 볼카스테라와 찹쌀떡으로 유명한 화월당화월당에서 도로를 건너서 남문교를 지나면 중앙시장 버스정류장이다. 52번 버스를 타고 순천역으로 다시 돌아간다.

 

순천 꽃길 골목길여행 지도